태풍은 열대의 뜨거음을 강제적으로

온대지방으로 전달해 내는 자연의 방식이라는데,

고여 터질 것 같은 열대의 정열이 온대지방으로 오면

거의 폭력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엄마는 오래전에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본 일이 있어.

마음속의 압력들을, 사소한 분노들을, 실망감과 상처들을,

어쩌면 뜨거운 사랑까지도,

조금씩 처리하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그렇게 내 마음의 뜨거움들도 다른 이들에게 가서

폭력으로 변하지 않을까 겁이 났었지.


바람이 거세다는 사실보다

바람이 거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힘들다는 것을

엄마는 절감하며 산다.

사람이 저마다 외롭다는 사실보다

사람이 저마다 외롭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힘든 것을 말이야.

하지만 우리는 가끔 순응하며 더 거대한 것들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네가 힘들다는 사실보다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너 자신과 화해해야 하겠지.


또, 엄마는 사람들의 잔인함을 생각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잃어버린 어떤 사람이

엄마에게 했던 말도 떠올랐어.

가장 슬픈 일은, 불행한 자신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그런 시선이라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고

네가 진정, 그 사람이 삶이 아픈 것이

네가 아픈 것만큼 아프다고 느껴질 때,

꼭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좋으니,

그가 진정 행복해지기를 바랄 때,

그때는 사랑을 해야 해.

두 팔을 있는 힘껏 벌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고,

네 힘을 다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해.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엄마는 노력을 하면 그게 무엇이든 좋은 건 줄 알았어.

나를 오해하고 있는 친구에게는

어떻게든 그 오해를 풀어 주려고 노력했고,

나를 미워하는 친구에게는

어떻게든 내 호의를 알려서 나를 좋아하게 하고 싶었다.

내가 믿는 신앙과 내가 믿는 이념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전파하고 싶어 안달이 나곤 했지.

그리고 그게 아주 잘하는 일인 줄 알았던 거야.

그러나 어느 날 내 소관인 것과

내 소관이 아닌 것이 있다는 것을 바보처럼 깨닫게 되었단다.

남의 마음이라든가, 날씨라든가,

네가 전화도 받지 않고 늦을 때

계속 전화를 걸어 대는 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지.

그것은 노력해서 무엇을 하는 일보다 힘든 일이었다.

아무 것 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할 수없는 일인지 알아차리는 것 말이야.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리는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다면

프란치스코의 말대로 '지혜'를 얻는 일이 되겠지.

그런데 이 세상은 말이야.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아야 할 때를 훨씬 더 많이 준다.

글쎄, 아직 이십 대인 네가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운명에 대해 승리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을 말이야.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배가 파도를 넘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 자체를 부정하며 판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넘어 휘청대면서

옆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비유를 하면 좀 이해가 될까.


눈을 크게 뜨고 이 세상을 감상하렴.

네가 좋아하는 푸른 젊은 날이 한 순간 한 순간씩 가고 있다.

네가 졸고 있는 그 순간에도, 네가 눈을 뜨고 있는 순간에도.

그러니 민감해지렴.

아직은 습기가 없는 바람에 후두두 날리는 나뭇잎의 소리를 들어 보렴.

울타리에 핀 장미의 그 수많은 가지가지 붉은 빛을 느껴 보렴.

그들은 뻗어 오르는 생명으로 가득 차 있을 거야.

마치 너의 젊음처럼.

그러면 그 나뭇잎이 바람과 만나는 소리 속에서,

장미가 제 생명을 붉게 표현하는 그 속에서

너는 어쩌면 삶을 한 단계 오를 수도 있을 거야.

너는 무언가에 대해 질문을 가지게 될 것이고

질문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위녕, 아직 젊은 너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삶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어느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구나.

그 이유는 반복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야.

위녕, 엄마는 네가 무엇이 될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생을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젊은 날을 가지기를 바란다.

답은 그 과정 속에 있는 것이거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우린 그 동안 너무 적게 웃었고,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많이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우리가 어떤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필요한 해답은 모두 우리 안에 있으니까


아주 철학적인 오후 / 하인츠 쾨르너 외























































♬ Acoustic cafe - the ancient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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