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눈물이 났다

지나간 일기를 보다가 마음이 아파왔다

하늘을 보다 문득 그리워졌다

그립다 하니 더욱 보고싶어졌다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도 널 잊지 못해 서성거리고 있다



나 보고싶죠?

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죠?

목소리도 듣고싶죠?

당신 귀찮게 굴던 내 문자도 그리워지죠?

새벽까지 전화해 당신 밤잠 설치게 한것도 생각나는거죠?

이제 당신옆에 내가 없어서 허전한거죠?

그렇다고 말 좀 해봐요

말 좀 해보라구요 그렇잖아 나 보고싶잖아



언젠가 우리가 헤어지게 된다면

내가 너한테 어떻게 하면 좋겠어? 하고 네가 물은 적이 있다.

'만약에' 라는 수식어를 그 앞에 다섯번이나 붙여서...

"글쎄" 하고 나는 웃었고

너는 조금 심각한 얼굴을 하고 내 대답을 기다렸다.

"내 이야기는 글로 쓰지마" 하고 너는 말했고,

"그럼 내 이야기는 노래로 만들지 마" 하고 내가 말했다.

"나 없이 잘살지마" 내가 말했고

"그럼 너도 나 없이 행복해지지마" 하고 네가 말했다.

"만약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면 가급적이면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

우연으로라도 부딪힐 가능성이 없는사람이면 좋겠어"

내가 말했고 너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너는, "나는 말이지. 가능하다면

네가 너무 멀리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고 신중하게 말했다.

"어째서?" 하고 내가 묻자

너는 "그래야 가끔 소식을 들을 수 있잖아" 하고 대답했다.

이야기가 심각해지는게 싫어서 나는 그냥 웃어버렸다.

하지만 너는 끈질기게 약속을 요구했고

그렇다면 우리 서로 가끔 안부정도는 주고받자, 하고 합의했다.

너는 지금 그 약속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헤어지고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건 문득 생각나는 그가 아니다.

지하철에서 졸린 내게 어깨를 빌려주던 그를 떠올리며

지하철을 타고 갈 때도 괜찮았고,

아직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그의 이름을 볼 때도 괜찮았다.

선물 받고는 넣어둔 티셔츠를 발견했을 때도 참을 만했고,

메신저에 그가 로그인했다는 알람이 울릴 때도 참을 만했고,

그의 얼굴이 좋아 보이더라는 소문을 들었을 때도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하지만 예전에 둘이서 함께 했던 것을

나 혼자 하고 있는 걸 발견할 때 슬퍼진다.

둘이 부르던 듀엣곡을 혼자 노래방에서 부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둘이서 같이 보던 미니시리즈 후반을 혼자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둘이서 함께 나란히 탔던 차를 혼자 몰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슬퍼진다.

하지만 제일 슬픈 건

나도 모르게 그를 닮아버려서 그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때다.

병째 들고 물을 마시던 그를 따라 물을 마시고,

화가 나면 머리를 쥐고 입술을 깨물던 그의 표정을 짓고,

누군가의 말 끝에 그가 했던 것처럼 "정말?"이라고 되묻고,

커피를 안 마셨는데 이제는 에스프레소 더블샷만 마시고,

록음악이라면 질색했으면서도 Kent의 신보를 사고 있을 때다

언제 내가 이렇게 그 사람을 닮아버렸을까...

나와 달라서 좋았던 그 사람도 나처럼 되었을까...

우리 서로 사랑하고 있을 때 하나부터 열까지,

좋아하는것도, 싫어하는 것도 너무도 달랐던 우리가

서로 등을 돌리고 돌아섰을 때 문득 돌아보니

나는 너를 닮아있었고, 너는 나를 닮아있었다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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