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여기가 아니면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디론가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은 언제나 환영해 마지 않는다. 알랭 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중에서 여행이란 어쩌면 내가 살고 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달과 6펜스 를 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거라고.. 그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니까 아직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조바심 나도 상관없어요. 그마저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그에 맞춰 살고 싶진 않아요. 안정적으로는 살겠지만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놓치는 거잖아요. 무슨 일이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에요. 갖고 싶은 걸 다 정해놓고 갖지 못했을 때 실망하고 싶지 않아요. 여행도 마찬가지에요. 매일 어디서 잠을 잘지 어디로 갈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재미있는거 아닐까요? 정해놓지 않으면 순간순간 많은 가능성이 생기니까요. 낯선 세계에 온몸을 던져 놓는 일은 늘 흥미진진했다. 대단한 일들이 생겨서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거리를 걷는게 좋았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게 좋았다. 쓸쓸함마저도 좋았다. 그것은 자유였다.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자유일지라도 그 짧은 시간이 주는 기쁨은 언제나 나를 유혹했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그런 것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할까. 좀 떨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는 이렇게 내 길을 만든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샨티샨티.. ('샨티'는 평화라는 말이다.) 여행은 공부라는 말보다는 '경험'이란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다양한 삶을 경험하기 위해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몸으로 다양하게 경험해 내 영혼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한 뼘 정도였다면 여행은 두 뼘 만하게, 세 뼘 만하게 넓혀주는 것 같다. 마음에도 조금씩 더 여유가 생긴다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여행에서 겪는 어떤 경험도, 심지어 나쁜 경험까지도 모두 소중하게 느껴 여행도 사는 것도 편해졌다. 박준 / On the Road 中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실패가 없는 일에는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야. 그거야말로 살아 있다는 실감이란 말씀이야." 오쿠다 히데오 / 스무살 도쿄 中 돌이켜 생각하면 그 나이가 좋은 이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만큼의 이력을 갖추게 됐지만 그 안에 실패와 좌절, 흥분과 성취의 순간을 거쳤기에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 점점 흥미진진해지거나 점점 무서워지거나 하는 나이. 결국 젊음의 맛은 예측할 수 없음에 있다. 안은영 / 이지연과 이지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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