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FT아일랜드 - 나쁜여자야 자판기위탁운영 2009. 9. 30. 14:15 http://cafe.daum.net/roven.com 몇분 후에 전화벨이 울렸다. 잠시 울리는 대로 내버려두었지만, 애인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은 유치한 행동인 것 같아 수화기를 들었다. " 난, 괜찮아. 잘있으니까, 걱정하지마. " 애인이 말을 꺼내기 전에, 그렇게 말했다. "오늘밤, 같이 식사할 수 있을까?" "아니. 이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나는 침착했다. 감정을 말로 전한 것이 아니라, 언어가 감정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에쿠니 가오리 / 웨하스의자 클렌징 젤로 화장을 지우고 꼼꼼하게 세수를 하면서 나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참방참방 물방울을 튀기면서 때론 경련하듯 오열하면서 나는 한없이 얼굴을 씻는다 가령 내가 쿄지를 좀 더 열렬하게 , 정말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 지금이라도 쿄지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할 수도 있다 쿄지는 좋은 사람인데 . . 왜 좀 더 애틋하게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왜 지금 당장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왜 둘이 있으면 고독이 더 짙어지는 것일까 . . 에쿠니 가오리 / 차가운 밤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끌리지 않을 때가 있다. 말을 명랑하게 하는 사람이나 웃음이 넘치는 사람, 술은 입에도 못 대고 물만 마시는 사람, 리모컨을 움켜쥐고 예능 프로그램에 빠져 있는 사람, MP3 플레이어에 최신 댄스뮤직이 가득한 사람을 재미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겐 눈길이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반대로 내게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 마음이 기울 때가 있다. 그럴 땐 내 마음인데도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지독한 담배 냄새, 웃고 떠들다가 문득문득 말이 없어지는 적막함, 대화에 섞이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하는 공허함, 우산도 없이 빗속을 걷는 뒷모습에 자꾸 마음이 머문다. 비와 담배, 밤과 눈물, 알코올과 외사랑.... 이상하게 어두운 것에 발을 떼기가 쉽지 않다. 떠나가다 돌아보게 되고, 이번 한 번뿐이라고 마음먹다가 반복하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중독된 사람들까지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에 끌리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웃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 웃기만 하면 좋으련만. 나와 슬픔을 나누려는 사람보다 나에게 슬픔을 주는 사람을 더 가까이 하고 싶다. 어딘가 어둡고 은밀하고 고독한 구석이 있어서, 나로 인해 조명이 밝아질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고 있기 때문일까. 조진국 /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중에서 스무 살 시절에는 세상 모든 달콤한 유혹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다. 남들보다 많이 넘어져 본 사람이 남들보다 빨리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서른에는 결코 유혹이 주는 달콤함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이 땅의 여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이 바로 '운명'이 가져다 주는 체념이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 자신에게 속삭이는 그 순간, 모든게 사라진다. 운명과 팔자는 그 굴레를 벗어버리고 나면 아주 간단한, 그저 낡고 오래된 유혹일 뿐이다. 김현정 /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中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신경숙 / 아름다운 그늘 ♬ FT아일랜드 - 나쁜여자야 저작자표시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