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모음/가요모음

Before The Dawn

자판기위탁운영 2009. 9. 30. 13:16


"가끔 엄마는 생각해.

모든 위인은, 다시 말해 모든 훌륭한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의 시대에는 모두가 진보의 편에 서 있어.

생각해봐.

이미 있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보수의 편에 서서,

이미 있는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니?

그러니까 역사는 그런 이들을 기억하지는 않는 거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그래도 엄마는 네가

바로바로 마음을 옮기는 사람이기보다,

마음이 옮겨가고 난 빈 자리를

혼자 남아 쓰다듬을 줄 아는 사람이어서 조금은 안도가 되는구나.


지식은 세상을 바꿀 수는 있어도 풍요롭게 할 수는 없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오직 지혜의 선상에서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 오소희



오늘날 한국의 지식인은 혼돈의 와중에 서 있다.

그의 자산인 '지식'은 인터넷이 대신하며,

그의 도구인 '글쓰기'는 댓글보다 읽히지 않는다.

그의 언어인 보편성은 의심의 대상이며

그가 가리키는 방향은 신뢰성을 잃었다.

시대의 양심이라는 칭호는 역사책에나 둥지를 틀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의 가치는 무한대로 상승했지만

지식인의 가치는 역사상 유례없이 추락했다.

교양과 지적 유희를 제공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의 효용성은 거듭 강조되지만,

이를 종합하고 비판할 지식인의 필요성을

적극 긍정하는 목소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문학의 존재 이유는

대중과 소통해 대중에게 좀 더 나은 진보적 세계관을 이야기해 주고,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대중의 생각과 욕구를 대신 표현해 주는 거다.

자본주의로 인해 상실된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인문학의 힘이다.


현대인은 모두 자기기만의 모순에 빠져 있다.

그래서 단순한 쾌락이나 사회적 요구에 의한 가식적 행복이 아니라,

자기기만의 페르소나(persona, 가면)를 벗어던지고

윤리와 총체적 인격 완성으로 이끄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행복)를 지향하는 것이

시민운동 지식인의 본질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다른 사람들이 해방되지 않으면

지식인도 해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배 질서를 깨는 일에 지식인들은 왜 흥분할 줄 모르는가.

사르트르는 또 지식인은 시대의 모든 갈등과 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시대의 갈등은 해소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왜 지식인은 이렇게 조용히 죽어 가고 있는가.


지배계급을 대변하든 피지배계급을 대변하든

나는 이제 그런 지식인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상황을 보건대 지식인은

더는 자기 계급의 지배를 위해 이데올로그로 활동하는 자들이 아니다.

그들의 지식은 권력과 자본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이기 전에

곧바로 권력과 자본이고,

대중의 투쟁을 대변하는 이데올로기이기 전에 대중의 투쟁 자체다.

지식인들은 한편에선 곧바로 통치자와 자본가일 것이고,

다른 한편에선 대중들의 지적 네트워크일 것이다.

나는 지식인의 죽음이 찾아온 이 시대가 결코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저 높은 파수대에서 세계를 내다보는 현자는 잃었지만,

저 넓은 세계에 걸쳐 있는 무수한 익명의 현자들을 얻었으니 말이다.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 Judas Priest - Before The Da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