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이루 - 조강지처클럽

자판기위탁운영 2009. 9. 30. 18:31


가끔 뒷모습은 얼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눈동자이기도 하고,

마주보며 이야기할 때의 손짓이기도 하고,

또 놀랍게도 뒷모습일 때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개 뒷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출연자는 두 명이지만 한 사람만 그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공지영 / 별들의 들판 중에서



그때는 아무도 몰랐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땡 땡 종이 울리고 있었다.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말은,

가공의 불안을 현실로 끌어들이는 것 같아 하기 싫었다.

무서웠던 것이다. 지금 말하기를..

그랬다고,후회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나는 절대로 후회하고 싶지 않다.

희석시키고 싶지 않다.


에쿠니 가오리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울고 있었다.

점점 더 심하게 흐느끼면서 볼을 타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나도 애끓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그 남자를 안았다.

그 남자도 무너지듯이 안겨왔다.

우리의 포옹은 내가 꿈꾸던 포옹하고도 욕망하던 포옹하고도 달랐다.

우리의 포옹은 물처럼 담담하고 완벽했다.

우리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


박완서 / 그 남자네 집



어떤 사람을 만나거든 헤어질 때

정말 좋게 헤어질 사람인지를 잘 살펴봐.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되어질 그런 사람.

설사 둘이 어찌어찌한 일에 연루되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든,

서로에게 권태로워져 이별을 하든,

마음이 바뀌어서 이별을 하든,

그럴 때 정말 잘 헤어져 줄 사람인지 말이야.


공지영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토록 까마득한 시간들이 지났는데

난 아직도 당신과 함께 듣던 노래들을 들을 수가 없어.

하지만 이제는 당신에게 감사해야겠지.

늘 당신을 생각하던 그 여름, 가을, 겨울과 봄

당신으로 인해 내 마음에는 한 여름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세포들 하나하나 살아 숨쉬며 당신을 찾아 헤매던

그토록 풍요롭던 그 날들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테니...

아주 먼 훗날에라도 우연히 당신을 만난다면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었어.

고마워, 당신을 보내고,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어...


황경신 / 풍경은 가장 마지막에 남는다.



그 모든 나날과 시간들을

그렇게 일에 미친 듯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야.

한 여인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었어.

그녀가 지척에 있든 1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든

그건 상관 없었어.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나를 만나러 올 수 있다는 거였지.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안나 가발다









































































♬ 이루 - 조강지처클럽 3 (내가 지켜줄꺼야)